
뜬장에서 온 곰은 처음이라서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2021년부터 지금까지 스물 두 마리 곰을 우리 돌봄 안으로 들였습니다. 그 중 “뜬장”에서 꺼내 온 곰은 이번 여주 불법 곰 농장에서 데려온 어미와 새끼 둘이 처음입니다.

그러니까, 이제껏 데려온 스무 마리 곰들은 적어도 콘크리트 바닥에서 짧게라도 걸으며 살아본 곰들이었습니다. 화천 곰보금자리로 와서 흙바닥을 배우고 느끼며 하루 몇 시간이라도 집중할 일을 만들어 주려고 각종 풍부화를 경험하게 하지만, 원래 살던 곳보다 대단히 넓은 공간이 이들에게 새롭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곰들은 우리에게로 와서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스스로 늘 합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곰이 살던 곳이 얼마나 열악하든, 그들의 동의 없이 삶의 터전을 바꿔버리는 일이니까요.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어린이날 연휴 내내 농장 앞에서 시위하며 겨우 데려온 어미와 새끼는 뜬장 아래로 한 번도 발을 디뎌 본 적이 없던 곰들입니다. 열세 살로 추정되는 어미도, 세상에 난지 석 달 밖에 안된 새끼도, 발바닥에 닿는 감촉은 늘 철창이거나 철창 위에 깐 나무 판자, 혹은 거기 쌓인 자신의 똥 더미였습니다. 사방이 막혀 오물 냄새가 공기에 가득 찬 축사, 그 안에 반 평 밖에 안 되는 뜬장. 곱등이도 살아남을 수 없을 것 같은 그 공간이 어미의 13년과 새끼의 3개월을 하루하루 보내야 했던 공간이었습니다.




오물통 속 뜬장을 세상의 전부로 알던 곰들이 바삭거리는 나무 껍질과 짚이 깔린 단단한 바닥을 느끼는 장면은, 저희도 처음보는 극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보통 며칠이나 몇 달이 걸리는 곰의 새집 적응은, 이들에게 두어 시간만에 끝난 것 같았습니다. 새끼는 폴짝폴짝 뛰며 앞발에 잡히는 무엇이든 꼭 쥐어 보고 입에 닿는 대로 맛을 봤습니다. 어미는 반질반질한 발바닥으로 느끼는 감촉과 등의 털로도 느껴지는 푹신한 감각이, 어떻게 이런 세상이 있냐는 듯 느끼고 또 느꼈습니다. 둘은 서로를 물고 빨고 부둥켜안으면서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 새로운 느낌에 ‘낯설어’나 ‘무서워’를 깜빡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서로의 기쁜 감정에 더 기뻐하고 있었습니다.


새삼 마음이 더 조급해집니다. 이들이 살던 농장에는 아직 60마리가 넘는 곰들이 꽉 막힌 공간에 살고 있습니다. 다른 농장까지 합하면 220마리가 아직도 농장에 있습니다. 법으로만 금지되고 사육곰의 처지는 그대로입니다. 아직 화천 곰 보금자리도 고작 오래된 곰 농장을 개조한 15칸에서 돌아가며 곰숲을 산책할 수 있는 정도 밖에 안 됩니다. 이들에게 더 좋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줘야 하는데, 갈 길이 한참 멉니다. 부디, 곰들의 기쁨과 괴로움에 공감하는 분들이 곰에게 더 많이 다가와주시기를 바랍니다.
🤝 후원과 응원으로 연대하기
▸ 일시후원: 기업은행 203-147531-04-045 곰보금자리프로젝트
▸ 정기후원: https://secure.donus.org/projectmoonbear/
▸ 카카오채널 구독하기: https://pf.kakao.com/_LxbjbX
곰보금자리프로젝트가 더 많은 곰들을 위해 열심히 일 할 수 있도록 따뜻한 응원과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뜬장에서 온 곰은 처음이라서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2021년부터 지금까지 스물 두 마리 곰을 우리 돌봄 안으로 들였습니다. 그 중 “뜬장”에서 꺼내 온 곰은 이번 여주 불법 곰 농장에서 데려온 어미와 새끼 둘이 처음입니다.
그러니까, 이제껏 데려온 스무 마리 곰들은 적어도 콘크리트 바닥에서 짧게라도 걸으며 살아본 곰들이었습니다. 화천 곰보금자리로 와서 흙바닥을 배우고 느끼며 하루 몇 시간이라도 집중할 일을 만들어 주려고 각종 풍부화를 경험하게 하지만, 원래 살던 곳보다 대단히 넓은 공간이 이들에게 새롭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곰들은 우리에게로 와서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스스로 늘 합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곰이 살던 곳이 얼마나 열악하든, 그들의 동의 없이 삶의 터전을 바꿔버리는 일이니까요.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어린이날 연휴 내내 농장 앞에서 시위하며 겨우 데려온 어미와 새끼는 뜬장 아래로 한 번도 발을 디뎌 본 적이 없던 곰들입니다. 열세 살로 추정되는 어미도, 세상에 난지 석 달 밖에 안된 새끼도, 발바닥에 닿는 감촉은 늘 철창이거나 철창 위에 깐 나무 판자, 혹은 거기 쌓인 자신의 똥 더미였습니다. 사방이 막혀 오물 냄새가 공기에 가득 찬 축사, 그 안에 반 평 밖에 안 되는 뜬장. 곱등이도 살아남을 수 없을 것 같은 그 공간이 어미의 13년과 새끼의 3개월을 하루하루 보내야 했던 공간이었습니다.
오물통 속 뜬장을 세상의 전부로 알던 곰들이 바삭거리는 나무 껍질과 짚이 깔린 단단한 바닥을 느끼는 장면은, 저희도 처음보는 극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보통 며칠이나 몇 달이 걸리는 곰의 새집 적응은, 이들에게 두어 시간만에 끝난 것 같았습니다. 새끼는 폴짝폴짝 뛰며 앞발에 잡히는 무엇이든 꼭 쥐어 보고 입에 닿는 대로 맛을 봤습니다. 어미는 반질반질한 발바닥으로 느끼는 감촉과 등의 털로도 느껴지는 푹신한 감각이, 어떻게 이런 세상이 있냐는 듯 느끼고 또 느꼈습니다. 둘은 서로를 물고 빨고 부둥켜안으면서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 새로운 느낌에 ‘낯설어’나 ‘무서워’를 깜빡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서로의 기쁜 감정에 더 기뻐하고 있었습니다.
새삼 마음이 더 조급해집니다. 이들이 살던 농장에는 아직 60마리가 넘는 곰들이 꽉 막힌 공간에 살고 있습니다. 다른 농장까지 합하면 220마리가 아직도 농장에 있습니다. 법으로만 금지되고 사육곰의 처지는 그대로입니다. 아직 화천 곰 보금자리도 고작 오래된 곰 농장을 개조한 15칸에서 돌아가며 곰숲을 산책할 수 있는 정도 밖에 안 됩니다. 이들에게 더 좋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줘야 하는데, 갈 길이 한참 멉니다. 부디, 곰들의 기쁨과 괴로움에 공감하는 분들이 곰에게 더 많이 다가와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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