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4 한겨레

지난 10일 찾은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황전리에선 국내 최초 ‘공립 사육곰 보호시설’ 건설의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야생생물법’ 개정(2023년)에 따라 내년 1월부터 농장에서 곰을 키우는 것이 전면 금지되는데, 그러면 오도가도 못하게 되는 농장 곰들을 나라에서 보살핀다는 취지로 짓는 시설이다. 그러나 이날 이곳을 둘러본 뒤 ‘구례군 곰 보금자리 운영 조례안 제정 토론회’에 참여한 시민단체 활동가, 지역 주민, 구례군의회 의원 등 30여명의 표정은 복잡하기만 했다.
2만8000여㎡ 규모, 49마리 곰 수용 가능, 정부가 지원한 첫 공립 보호시설이지만, 사육장 내부나 방사장 설계, 울타리 모습 등은 웅담 채취를 위해 평생 철창에서 갇혀 지내온 곰들의 상태를 고려했다고 보기 어려웠다. 큰 방사장 내부 경사는 너무 가파르고, 텅 빈 땅에는 나무 한 그루 심어져 있지 않았다. “곰들 대부분이 나이가 많은 데다 갇혀만 지내서 다리 힘이 없거든요.” 강원 화천에서 민간 사육곰 ‘생추어리’(동물보호시설)를 운영 중인 최태규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대표(수의사)는 방사장 급경사를 보고 곰이 굴러떨어지거나 사용이 제한적일 거라 우려했다.
최태규 대표는 조례안이 “보호시설 관리·운영뿐 아니라 거주동물을 영구적으로 보호하는 ‘동물 돌봄’의 의미를 담아 한발 더 나아간 인간-동물관계를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육곰 산업의 과거를 전달하고, 생태 감수성을 확장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개수구·배수구가 협소하고 방사장 칸막이가 없는” 등 현재 시설의 미비점이 동물복지에 미칠 악영향도 짚었다. 일각에선 사육곰 산업은 여러 측면에서 국가 정책의 실패인데, 정부가 보호시설 건립을 지원하는 것 이외에 곰 구출 등에는 손 놓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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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4 한겨레
지난 10일 찾은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황전리에선 국내 최초 ‘공립 사육곰 보호시설’ 건설의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야생생물법’ 개정(2023년)에 따라 내년 1월부터 농장에서 곰을 키우는 것이 전면 금지되는데, 그러면 오도가도 못하게 되는 농장 곰들을 나라에서 보살핀다는 취지로 짓는 시설이다. 그러나 이날 이곳을 둘러본 뒤 ‘구례군 곰 보금자리 운영 조례안 제정 토론회’에 참여한 시민단체 활동가, 지역 주민, 구례군의회 의원 등 30여명의 표정은 복잡하기만 했다.
2만8000여㎡ 규모, 49마리 곰 수용 가능, 정부가 지원한 첫 공립 보호시설이지만, 사육장 내부나 방사장 설계, 울타리 모습 등은 웅담 채취를 위해 평생 철창에서 갇혀 지내온 곰들의 상태를 고려했다고 보기 어려웠다. 큰 방사장 내부 경사는 너무 가파르고, 텅 빈 땅에는 나무 한 그루 심어져 있지 않았다. “곰들 대부분이 나이가 많은 데다 갇혀만 지내서 다리 힘이 없거든요.” 강원 화천에서 민간 사육곰 ‘생추어리’(동물보호시설)를 운영 중인 최태규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대표(수의사)는 방사장 급경사를 보고 곰이 굴러떨어지거나 사용이 제한적일 거라 우려했다.
최태규 대표는 조례안이 “보호시설 관리·운영뿐 아니라 거주동물을 영구적으로 보호하는 ‘동물 돌봄’의 의미를 담아 한발 더 나아간 인간-동물관계를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육곰 산업의 과거를 전달하고, 생태 감수성을 확장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개수구·배수구가 협소하고 방사장 칸막이가 없는” 등 현재 시설의 미비점이 동물복지에 미칠 악영향도 짚었다. 일각에선 사육곰 산업은 여러 측면에서 국가 정책의 실패인데, 정부가 보호시설 건립을 지원하는 것 이외에 곰 구출 등에는 손 놓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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