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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은 갈 곳이 없다, 곰 사육 금지 시행 반년의 현실 [임보 일기]

2026. 07. 25 시사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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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1일, 야생생물법(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곰 사육이 금지되었다. 그러나 반년이 지나도록 200마리 넘는 곰이 여전히 사육 곰 농장에 남아 있다. 사육 곰 업무를 담당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이하 기후부)는 농가에 곰을 그대로 남겨두고 처벌도 하지 않았다. 2026년이 되자 기후부는 6개월의 ‘계도기간’을 두겠다고 했다. 바뀐 법에 따르지 않는 농가를 계도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제 계도기간마저 끝났다. 계도는 보상을 요구하는 농가가 아니라 법을 제대로 집행할 역량도 의지도 없는 기후부에 필요해 보인다.


놀랍게도 사육 곰 농가는 50년 동안 합법적으로 곰을 기르며 웅담 채취를 했다. 역대 한국 정부는 그동안 이 사실을 ‘흐린 눈’으로 보고만 있었다. 관련 법 집행이 거의 없었던 1970~80년대에는 사육 곰을 ‘재수출용’으로 분류해 한국에서는 잡아먹지 않는 셈 쳤다. 1990년대 들어서는 곰 사육과 웅담 채취를 본격적으로 합법화했다. 국내외 비판이 몰아쳐도 버티다가 2023년에야 이를 불법화했다. 문제는 농장에 남은 곰을 어찌할지 계획하지 않고 법만 바꾸었다는 점이다. 갑자기 범법자 신세가 된 농가는 보상금을 주고 곰을 데려가라고 기후부에 요구했지만, 기후부는 지금껏 보상금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시민단체들은 곰 몇 마리라도 살리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사육 곰 농가와 개별 접촉해 가격을 협상하고, 곰을 사서 얼마 안 되는 보호시설을 채웠다.

문제는 시민단체가 곰을 더 사더라도 수용할 시설이 없다는 점이다. 농장에 남은 곰 220마리 중 100마리 이상이 갈 곳이 없다. 100마리를 수용할 보호시설을 짓는 데에는 대략 60억원이 드는데, 정부건 기업이건 돈을 내겠다는 곳이 없다. 2026년 기후부 예산에는 시민단체가 국회를 쫓아다닌 끝에 만들어진 사육 곰 보호시설비 예산 14억원이 있다. 결과적으로 곰 한 마리당 시설비 1400만원만 지원하겠다는 조건인 셈이다. 사실상 14억원으로 100마리 규모의 대형 생크추어리를 완공하라는 말인데,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예산을 집행하지 않고 불용시키겠다는 면피용 조건이 아닐까 싶다.

 

기후부는 곰 30마리를 수용할 의사가 있는 민간 체험 동물원을 지원하겠다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사랑앵무 먹이 주기’ 같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동물원이다. 웅담 채취용 사육 곰 농장을 법정 ‘사육 곰 보호시설’로 전환하겠다거나, 지리산에 복원 중인 야생 곰이 들어가야 하는 시설에 사육 곰을 욱여넣겠다는 계획도 문제다. 수십억 원을 들여 해외로 곰들을 보내버리겠다는 계획도 접지 않고 있다. 기후부의 이 모든 계획은 곰이 어떤 경험을 하든 농장에서 빨리 꺼내면 그만이라는 행정편의주의에서 나온 듯하다. 기후부 관료들은 이 사안에서 곰을 이해당사자로 보기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다 치워야 할 쓰레기로 본다.


그러나 그 200마리 넘는 ‘쓰레기’에게도 매일의 삶이 있고 감정이 있다. 사육 곰 산업 종식을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는 곰 보호시설을 짓기 위해 오늘도 줄기차게 돈을 구하고 있다. 시설을 지을 부지도 계약했다. 돈만 있으면 해결될 일인데, 그게 참 어렵다. 최근 기후부 장관을 면담하는 자리에서는 민간 부지에 짓는 시설에 나랏돈을 쓰면 특혜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국가가 뭉개는 책임을 민간이 지겠다고 나섰더니 별안간 땅투기 세력이 되어버렸다. 동물을 위해 가진 것을 내놓겠다는 사람들로서는 참 이해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내년에도 사육 곰 종식 대책이 없다는 글을 계속 쓰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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