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일반]농장 뒷산에는 어떤 야생동물이 살까요?

농장이 있는 화천 어느 산자락은 화천곰들만이 아닌 수많은 야생동물에게도 보금자리입니다.


여덟 번의 계절 동안 이 산골을 드나들다 보니 문득 우리 곰들의 야생 이웃들이 궁금해졌습니다. 곰 밥을 나누어 먹는 산새들과는 꽤 가까워졌다지만 농장 주변에 가끔 발자국만 남기고 가는, 보다 조심성 많고 은밀한 친구들과는 한 번도 만나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지난 겨울, 농장 뒷산에 올라 카메라를 달아 보았습니다. 한 대밖에 없는 카메라라 점검도 자주 하고, 욕심을 부려 이곳저곳 옮겨 달기도 하느라 고생이 많았습니다.


결과는 고생을 보상하고도 아득히 남았습니다. 예상했던 종들은 충실히 촬영되었고, 언감생심 막연히 가능성만 보았던 종까지도 꾸준히 등장해 주어 미끄럽고 가파른 등산마저 매번 즐겁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 중 겨우내 촬영된 동물들을 모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립니다. 초반에는 산속에 눈이 계속 새로 덮이는 통에 동물 다닌 흔적들을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처음 한 달 기록이 다소 빈약한 점은 아쉽습니다. 카메라는 지금도 뒷산에서 누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생생하고 다양한 야생의 삶들을 들여다볼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창살 속 야생동물을 돌보는 저희에게 자연 속 야생동물을 본다는 건 신나면서도 한편으론 대비되는 동물들의 처지에 착잡한 마음이 드는 일이기도 합니다. 물론 야생의 삶에도 중대한 고난과 도전이 있음을 알지만, 그 고난을 겪을지 여부조차도 인간의 통제 아래 놓여있는 갇힌 삶들에 먼저 연민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이렇게라도 곰들의 원래 자리에서 눈을 떼지 않으며 오늘도 곰들이 창살 안에서 잃어버린 것들에 무뎌지지 않으려 노력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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