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끝나기 직전, 우리는 마지막으로 전라남도의 한 곰 농장에 다녀왔습니다. 곰이 사는 뜬장에 해먹을 달아 달라는 농장주의 요청도 있었고, 전국 사육곰 농장 조사도 겸해서 북쪽 끝 화천에서 남쪽 끝까지 달렸습니다.
곰보금자리가 화천에서 곰을 돌보기 전, 농장의 사육곰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당장 곰을 데려올 수는 없어서 고민한 결과가 ‘해먹 달기’였습니다. 해먹은 좁은 사육장 안에서라도 높은 곳에 올라 푹신하게 쉴 수 있어서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다는 아이디어였습니다. 농장주들을 설득하고 다녔고 그 중에는 선뜻 해먹을 달아도 된다는 분이 적게나마 있었습니다.
이번에 해먹을 단 농장도 이미 지난 2019년 한 차례 해먹을 달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다만 당시 설치했던 해먹은 아쉽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떨어져버렸습니다. 놀 거리가 해먹 밖에 없는 곳에서는 곰들이 해먹에 집착하며 물어뜯게 되고, 튼튼한 소방호스도 버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번 실패를 교훈 삼아, 이번에는 소방 호스에 쇠사슬과 비너를 연결하여 세상 가장 튼튼한 해먹을 준비해 갔습니다. 곰들이 스트레스를 최대한 덜 받도록 신속하게 작업을 하면서도, 행여나 해먹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수 차례 올라타고 또 흔들어보았습니다.
설치를 마친 활동가들이 철문을 닫고 나오자, 이윽고 한 곰이 보란듯이 해먹에 올라타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도 무엇이다 알려준 적 없는 해먹을 어떻게 이렇게 좋아하며 매달리는지 참 신기한 노릇입니다.
열악한 환경은 그대로지만 해먹을 가진 두 마리 곰들은 적어도 해먹 높이 만큼 더 오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조금 더 즐겁고 편안한 세상을 상상하고 기억하는 곰을 만나고 왔습니다.
어느새 꽃눈이 터지고, 곰들의 겨울잠이 허락한 방학도 끝나갑니다.
방학이 끝나기 직전, 우리는 마지막으로 전라남도의 한 곰 농장에 다녀왔습니다. 곰이 사는 뜬장에 해먹을 달아 달라는 농장주의 요청도 있었고, 전국 사육곰 농장 조사도 겸해서 북쪽 끝 화천에서 남쪽 끝까지 달렸습니다.
곰보금자리가 화천에서 곰을 돌보기 전, 농장의 사육곰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당장 곰을 데려올 수는 없어서 고민한 결과가 ‘해먹 달기’였습니다. 해먹은 좁은 사육장 안에서라도 높은 곳에 올라 푹신하게 쉴 수 있어서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다는 아이디어였습니다. 농장주들을 설득하고 다녔고 그 중에는 선뜻 해먹을 달아도 된다는 분이 적게나마 있었습니다.
이번에 해먹을 단 농장도 이미 지난 2019년 한 차례 해먹을 달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다만 당시 설치했던 해먹은 아쉽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떨어져버렸습니다. 놀 거리가 해먹 밖에 없는 곳에서는 곰들이 해먹에 집착하며 물어뜯게 되고, 튼튼한 소방호스도 버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번 실패를 교훈 삼아, 이번에는 소방 호스에 쇠사슬과 비너를 연결하여 세상 가장 튼튼한 해먹을 준비해 갔습니다. 곰들이 스트레스를 최대한 덜 받도록 신속하게 작업을 하면서도, 행여나 해먹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수 차례 올라타고 또 흔들어보았습니다.
설치를 마친 활동가들이 철문을 닫고 나오자, 이윽고 한 곰이 보란듯이 해먹에 올라타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도 무엇이다 알려준 적 없는 해먹을 어떻게 이렇게 좋아하며 매달리는지 참 신기한 노릇입니다.
열악한 환경은 그대로지만 해먹을 가진 두 마리 곰들은 적어도 해먹 높이 만큼 더 오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조금 더 즐겁고 편안한 세상을 상상하고 기억하는 곰을 만나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