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우리에게 익숙해진 화천곰들의 이름. 되짚어보면 곰들에게 이름이 모두 붙여진 건 2022년 12월, 고작 2년밖에 되지 않은 일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마지막에 지어진 것이 오늘의 곰 푸실이의 이름입니다. ‘푸실’이라는 단어는 ‘풀이 우거진 마을’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인데요. 푸실이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철창과 콘크리트 바닥이 아닌 푸실에서 맘껏 흙을 밟고 풀내음을 맡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봅니다.

생각해보니 지금껏 푸실이에 대한 소개를 한 적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푸실이는 고마울 정도로 화천에서 무탈히 참 잘 지내는 곰이기도 합니다. 가리는 음식 없이 이것저것 잘 먹고 올 가을에 덩치도 넉넉히 키웠습니다. 돌봄 초기에는 발바닥을 자주 아파했던 푸실이지만 활동가들의 보살핌 속에 이제는 아파한 지도 벌써 한참 됐고요. 지난 여름철에는 잠시 찾아온 곰팡이 덕에 얼굴 부위의 털이 빠지기도 했지만, 또 금방 잘 회복하여 지금은 털이 아주 빵실빵실 잘 부풀었습니다. 덕분에 푸실이의 특징인 턱 밑의 뚜렷한 흰색 반달 모양 무늬가 더욱 눈에 띄어요.

오늘 푸실이의 방에는 산타가 조금 일찍 다녀갔습니다. 올해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은 아주 맛있는 간식 꾸러미로 보이는데요! 풍성한 간식 꾸러미로도 오늘 하루를 참 즐겁게 보낸 푸실이지만, 내년에는 선물로 커다란 ‘푸실’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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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 년에 한 번 맞는 생일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안부를 주고받고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 것처럼, 화천의 곰들에게도 일 년에 한 번씩은 그런 날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오늘의 곰에게는 맛있는 간식도 선물하고 여러분께 다시 한번 소개하는 시간도 가져보려 합니다. 여러분도 이날만큼은 각 곰의 눈, 코, 입, 귀, 갈기, 발, 체형, 가슴 무늬, 꼬리와 엉덩이까지 부분 부분을 찬찬히 눈에 담아보세요. 이렇게 한 해가 지나면, 모든 곰들이 우리의 마음 속에서 조금씩 더 특별해져 있지 않을까요?

12월 2일 오늘의 곰 푸실이의 날을 많이 많이 축하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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