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대전 오월드 늑대 탈출 유감

2026-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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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따르면 오늘 오전 9시 반, 대전 오월드에서 늑대 한 마리가 탈출했습니다. 8년 전 퓨마가 탈출했던 바로 그 동물원입니다. 동물원과 소방당국이 동물원 안에서 늑대를 찾는 동안 늑대는 동물원 밖으로 걸어 나가 오후 1시께에는 시내 차도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사진에서 늑대는 오월드를 향해 걷고 있습니다. 그러고도 잡지 못해 대전시에서는 지금까지 재난문자를 연신 뿌려대고 있습니다.


동물원에서 동물이 탈출할 수 있습니다. 가두었기 때문에 그 경계가 열리면 동물이 나가는 것은 당연합니다. 우리는 “탈출”이라고 표현하지만 가두어진 동물은 그저 닫혀있던 문이 열려서 걸어 나갔을 뿐입니다. 인간이 탈옥하듯 필사적으로 사육장을 빠져나가려 하지도 않습니다. 갈 수 있는 공간으로 가다보니 사육장 밖이고 동물원 밖일 뿐입니다. 동물원 탈출 사고 대부분은 ‘문을 안 닫아서’ 동물이 문으로 나갑니다. 일단 나간 동물은 사람을 해칠 물리력이 있기 때문에 안전을 이유로 총살당하곤 합니다. 그래서 동물원은 잘 가두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2인 1조 원칙만 잘 지키면 막을 수 있는 사고입니다. 누구나 실수하기 때문에 동물을 돌보는 사람은 둘 이상이 함께 일해야 합니다. 그러나 동물원에서는 그 간단한 것을 지키지 않아서 늘 사고가 납니다. 얼마전 서울대공원에서도 2인 1조 원칙을 지키지 않아 호랑이가 다른 호랑이를 물어죽이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후추 스프레이만 착용하고 있었어도 막을 수 있는 참사였으나, 한국에서 제일 간다는 서울대공원 맹수사 사육사들은 그게 필요한지도 모르고 호랑이 싸움을 대나무 작대기로 말리다 실패했습니다. 사육사들은 목숨의 위협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사람과 동물의 목숨을 걸고 인건비를 아끼려는 관료제의 잔인한 나태함 때문입니다. 늑대 탈출 건으로 또 사육사만 징계하고 끝내는지 지켜보겠습니다.


대전 오월드는 러시아 사라토프주에서 포획한 늑대를 수입해 “한국늑대”라며 “복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수식어로 번식을 정당화합니다. 새끼를 낳을 때마다 언론에 “귀여운 아기 늑대”를 “보전”이라며 노출합니다. 그러나 이 늑대들이 한반도에 살던 늑대와 같은 아종일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사라토프주는 카자흐스탄보다 서쪽 지역으로 동유럽에 가깝고 이 지역의 늑대 아종은 카스피해늑대라고 봐야 합니다. 한반도에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히말라야늑대와는 거리가 멉니다. “한국늑대”도 “복원”도 번식을 반복하기 위한 거짓말입니다. 오월드에서 번식한 늑대는 모두 다른 동물원으로 분양되어 또 전시됩니다. “종보전”은 현대 동물원이 즐겨 쓰는 “동물원 보전” 전략입니다.


보전은커녕 오월드는 3300억원을 들여 놀이시설을 만들고 “생태형 사파리”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동물원이 쓰는 “생태”라는 말은 마치 “보전”이 거짓말인 것처럼 진짜 생태와는 아무 상관없는 거짓말입니다. 늑대에게 생닭 던져주는 게 무슨 생태입니까. 동물원은 “생태 설명회”를 여는데 야생에서 잡아와 동물원에 가둔 것 자체가 생태를 설명할 수 없는 조건입니다. 전시 중인 동물들을 잘 살게 하거나 동물을 돌보는 사람에게 쓰는 돈은 지독하게 아끼면서 3300억원이라니요. 그러면서 늑대가 어느 구멍으로 나갔는지도 모르다니요. 이것이 한국 공영 동물원의 현실입니다. 


기본적인 동물 돌봄도 못하면서 번지르르한 거짓말만 늘어놓는 동물원들은 운영 주체와 시스템을 바꿔야 합니다. 있는 동물이나 잘 챙기도록 하는 운영이 필요합니다. 겁에 질린 채 헤매고 있을 늑대가 너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지 않기를 바랍니다.



2026년 4월 8일 

곰보금자리프로젝트